법률

기업결합신고, 거래의 통과의례로 다루는 순간 거래가 흔들린다

기업변호사 성범죄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민사전문변호사 2026. 6. 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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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신고를 거래의 막바지에 처리하는 행정 절차쯤으로 여기는 회사를 종종 만납니다. 본 계약을 다 마치고 자금 납입만 남겨둔 단계에서 "신고는 형식이니 빨리 끝내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마다, 저는 일정과 거래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자고 말씀드립니다. 기업결합신고는 통과의례가 아니라 거래의 성립 가능성과 일정 그 자체를 좌우하는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신고를 어떻게 설계했느냐에 따라 같은 거래라도 안전하게 종결되기도 하고, 자금 납입을 해 놓고도 시정조치의 불확실성에 갇히기도 합니다.

이 글은 인수·합병이나 합작을 준비하는 회사의 법무 담당자와 경영진을 염두에 두고, 실무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신고 대상은 거래 규모가 아니라 당사회사의 규모로 결정된다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오해는 "거래 금액이 작으니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는 생각입니다.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신고 여부는 거래 대금이 아니라 당사회사의 규모로 판단합니다. 결합 당사회사 중 일방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3,000억 원 이상이고, 상대방이 300억 원 이상이면 원칙적으로 신고 대상입니다. 인수 금액이 수억 원에 불과하더라도, 당사자들의 규모가 이 기준을 넘으면 신고 의무가 생깁니다.

또 하나 자주 놓치는 부분이 "결합의 유형"입니다. 신고 대상이 되는 기업결합은 주식 취득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발행주식의 20%(상장회사는 15%) 이상을 취득하거나 최다출자자가 되는 경우, 임원 겸임, 합병, 영업의 양수, 새로운 회사 설립에의 참여가 모두 포함됩니다. 단순 지분 투자라고 생각했던 거래가 지배관계 형성으로 평가되어 신고 의무가 발생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사전신고와 사후신고를 가르는 2조 원의 의미

신고의 시기는 거래 일정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당사회사 중 일방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2조 원 이상인 대규모회사가 관여하는 결합은 사전신고 대상입니다. 이 경우 신고 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주식대금의 납입, 합병등기, 영업양수의 이행과 같은 결합을 완성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른바 대기의무이며, 이를 어기고 거래를 먼저 이행하는 것이 실무에서 말하는 "건 점핑(gun-jumping)"입니다.

반대로 2조 원 미만이면 사후신고 대상으로, 기업결합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하면 됩니다. 문제는 거래를 설계하는 단계에서 이 구분을 분명히 해 두지 않으면, 사전신고 사안인데도 본 계약의 종결(클로징)을 먼저 잡아 두는 일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이행을 멈춰야 하는 거래에서 일정을 거꾸로 짜 두면, 거래 종결이 지연되거나 위법 이행 문제가 불거집니다.

외국기업이 끼면 판단 기준이 달라진다

당사회사 중에 외국회사가 포함되면 한 단계가 더 붙습니다. 자산·매출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외국회사 각각의 국내 매출액이 일정 규모(원칙적으로 300억 원) 이상이어야 신고 의무가 인정됩니다. 국경을 넘는 결합이라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한 우리 공정거래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해외 본사 차원의 글로벌 딜이 국내 신고 의무를 동반하는지를 초기에 점검해야 합니다.

진짜 리스크는 신고 자체가 아니라 경쟁제한성 심사에 있다

신고서를 접수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핵심은 그 결합이 관련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지에 대한 심사입니다. 경쟁제한 우려가 적은 사안은 간이심사로 비교적 신속히 마무리되지만, 시장점유율이 높거나 수직 결합으로 봉쇄 우려가 있는 사안은 일반심사로 넘어가 시장 획정, 점유율과 집중도 분석을 거칩니다. 그 결과에 따라 조건 없는 승인, 일정한 시정조치를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 드물게는 금지까지 갈라집니다.

거래 당사자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자금을 다 치르고 나서야 구조적 시정조치(자산 매각 등)나 행태적 조치가 부과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경쟁제한성이 문제될 소지가 있는 거래라면, 본 계약 단계에서부터 심사 결과의 불확실성을 누가 부담할지를 정해 두어야 합니다.

법무팀이 거래계약에 반드시 반영해야 할 것들

실무적으로는 다음을 거래 문서에 미리 녹여 두기를 권합니다. 첫째, 기업결합신고 승인 취득을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으로 명시하고, 충분한 여유를 둔 거래 종결 기한(longstop date)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둘째, 사전신고 사안이라면 심사 종료 전 이행행위 금지를 양측이 명확히 인식하도록 규정해 건 점핑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셋째, 공정위의 자료 제출 요청에 대비해 누가, 어떤 자료를, 언제까지 준비할지를 분담해 두는 것입니다. 넷째, 시정조치가 부과될 경우의 처리(거래 조정, 해제, 비용 분담)를 조항으로 합의해 두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기업결합신고는 거래가 끝난 뒤 처리하는 행정 서식이 아니라, 거래의 일정과 성립 가능성을 설계하는 출발점입니다. 신고 의무의 존부, 신고의 시기, 경쟁제한성의 소지를 거래 초기에 판단해 두면, 자금을 치른 뒤 불확실성에 끌려다니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거래 구조를 짜는 단계에서부터 신고 전략을 함께 설계해, 심사라는 변수가 거래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돕고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홈페이지 기업자문 문의 02-2088-8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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